“의외로 '비우는 일'을 견디는 것이 늘 독하지는 않다. 끝까지 가지 않아도 달콤한 선물이 생긴다. 그건 바로 '자존감 상승'이다. 공간 안에서 물건이 적으면 적을수록 '내'가 강조되는 단순한 원리다.”
작가 박건우의 삶은 소비로 가득한 현대 사회에서 '최소한으로 사는 것'이 더 나은 삶의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그는 단 84개의 물건만으로 생활하는 미니멀리스트이자 여행 작가이며 유명한 유튜버입니다. 단순한 삶을 추구하는 그의 철학은 물건을 줄이는 것을 넘어 인간관계와 경제활동까지 확장됩니다. 박작가는 자유롭고 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해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박 작가는 그의 저서 ‘나는 미니멀 유목민입니다’에서 “물건과의 이별을 통해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다"고 이야기했어요. 그의 물건 줄이기 원칙은 단순한 미니멀리즘의 목표인 소유를 줄이는 것을 넘어서, 불필요한 소비를 억제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삶의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 책에서 저는 처음으로 '헌옷 수거함'의 옷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처음 알게 되었어요. 헌옷 수거함은 정부가 아닌 개인이 설치한 수거함으로서 여기에 수거된 옷들은 개발도상국에 팔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헐값에 판매하게 되어 그 나라의 재봉사를 비롯한 의류 관련 사업을 고사시킨다고 하더군요.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박작가는 진정한 미니멀리즘이란 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게 아니라, 물건을 처분할 때도 그 영향력까지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는 조금 더 비용이 들더라도 종량제 봉투를 사용해 버릴 옷을 처리한다고 해요. 편한 선택이 아닌 올바른 선택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저는 미니멀리즘이 단순한 정리정돈이 아닌 사회적 책임을 담은 생활 철학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책에서 제가 가장 마음을 울렸던 부분을 여러분께 나눌까 합니다. 박 작가가 알고 지내던 일본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어요. 이분은 일반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재즈 음반을 평생에 걸쳐 모으신 분이었어요. 가족도 없이 늙은 개 한 마리와 같이 살면서요.
그러던 중, 할아버지는 병에 걸리게 되었고 곧 세상을 떠날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박 작가의 지인에게 작별의 전화를 걸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자신이 평생 모은 음반을 "가져가 줄 사람"을 찾았다고 말해주었대요. 단순히 물건의 값을 치르고 사는 양수인이 아닌, 값없이 소중하게 받아들일 '수거인'을 찾은 것이죠. 그 이야기를 들은 지인과 박 작가의 아내는 '아깝다'라는 반응이 앞서다가 곧 세상을 떠날 노인의 마지막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고 해요.
"그것들을 소유하는 동안 행복했어."
이렇듯 이 일화를 통해 박 작가는 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걸 소중히 여기고 기쁨을 느끼는 것 또한 미니멀리즘이라고 잔잔히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박작가가 보여주는 미니멀리즘은 삶을 단순히 최소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건을 소중히 다루고, 처분할 때도 그 영향을 고려하며,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들에 집중하는 삶의 철학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미니멀리즘이 단순한 소비 절제를 넘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고 책임감 있게 만드는 새로운 삶의 철학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불안의 시대를 헤쳐나가는 지혜
파와 박건우 작가의 이야기는 앞만 보며 달리기에 지친 우리에게 의외의 위안을 건넵니다. 불안이 일상이 된 세상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삶의 방식은 그 자체로 작은 안심을 줍니다. 어쩌면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그들 안에는 흔들림 없는 단단함이 자리 잡고 있죠. "아, 저렇게 살아도 되는구나"라는, 그런 막연한 안도감이랄까요?
물론, 이들의 선택이 현대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능열쇠는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들은 다른 길이 있음을 알려줍니다. 끝없는 경쟁과 불안 속에서도, 자기만의 작은 세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것도 가능한 삶의 방식이라고요.
이들의 삶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끊임없이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것만이 과연 삶의 목표가 되어야 할까요? 그보다는, 오늘의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며 지금의 나를 사랑하고, 그 안에서 작은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요?
안분지족은 현실을 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걷는 일입니다. 이 태도를 갖기 위해서는, 무리한 목표보다 오늘 하루의 의미를 곱씹고, 진정으로 필요한 것에 집중하는 작은 노력이 쌓여야 하겠지요. 파와 박건우 작가가 보여준 삶의 방식이 바로 이런 태도입니다. 한 치 앞을 모르는 불확실 속에서도 한 걸음씩 묵묵히 나아가는 자세 말이에요.
결국, 우리는 사회적 압박과 경쟁의 물살 속에서도 각자의 속도로 살아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안분지족의 길이라 믿습니다. 삶의 의미를 조금씩 만들어가며, 더 넓고 깊은 내 삶의 세계를 만든다면 불안의 바다를 꿋꿋하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여러분들이 가진 구슬을 엮어 삶의 가치를 만들어 드립니다, 타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