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영어완전정복”이라는 영화를 인상 깊게 본 적이 있습니다. (영어를 전공했다는 이유로 보기 시작했으나 재미가 없어 그만 보려다 이나영님이 예뻐서 끝까지 봤습니다) 둘은 각자의 사정으로 영어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 다니게 되고 이 학원을 중심으로 로맨스가 펼쳐집니다. 남자 주인공은 영어선생님을 꼬시기 위해(사실은 입양간 동생을 만나기 위해), 여자 주인공은 남자 주인공을 꼬시기 위해 영어를 필사적으로 공부합니다. 이 영화는 분명한 교훈을 우리에게 줍니다. 영어 실력을 높이려면 영어를 사용하는 이성 친구를 만나면 된다! (장난같은 말이지만 저는 진지합니다.)

이 뉴스레터를 쓰기 위해 영화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YouTube 동영상을 봤더니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그러나 영어 학습에 있어 중요한 요소들이 몇 가지 보였습니다. 오늘은 영화에서 받은 인사이트와 제 경험을 나눠보려 합니다.

동기(動機)가 필요하다

영어를 잘 하려면 동기가 필요합니다. 동기에는 크게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가 있습니다. ‘외적 동기’는 보상을 받거나 벌을 피하려는 동기로, 주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됩니다. 반면에 ‘내적 동기’는 성취감, 보람, 책임과 같이 활동 그 자체가 목적이 됩니다. 학습 성취에 있어 둘 중 어떤 동기가 더 결정적으로 작용하는가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는데, 적당히 속물이 된 저는 둘 다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내적 동기)로 시작했는데 마침 두 달 후에 있는 TOEIC Speaking and Writing Tests에서 높은 등급을 받으면 ‘맥북을 준다’(외적 동기)고 하면 누구든 열심히 공부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요, 이미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 아니면 직장인이 된 여러분은 어떤 강력한 동기를 가질 수 있을까요? 적절한 동기를 갖기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갑자기 교환 학생이나 해외 파견 근무 공고가 뜨고 운명의 데스티니 음악이 귓가에 울려 퍼지면 영어를 몰입해 공부하게 될까요? 제 지인 중에 40살이 넘어 무작정 해외로 떠난 분이 계십니다.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는데, 아무런 기반도 없이 이민을 가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어느날 갑자기 훌쩍 떠났습니다. 그런데 가기 전에는 영어로 한 마디도 제대로 못하던 분이 해외로 떠난지 1년도 안 되어 일상 회화는 무리없이 하고, 글 쓰기도 어느 정도 하게 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영주권을 따려면 기한 내에 자격을 갖춰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겠죠? 이 정도의 강력한 내적, 외적 동기가 있지 않는 한 아마도 여러분의 영어 학습은 ‘오늘도’ 실패할 것입니다.

동기(同期)가 필요하다

학교 동기, 회사 동기는 같은 시기에 입학 혹은 입사하여 즐거움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성장합니다. 이렇게 함께 할 사람이 가까이 있다면 참으로 다행인데요, 사실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습니다. 어쩌면 더배러에도 그런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이런 저런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함께 혹은 도움을 받아 성장할 동기를 찾는 분도 계십니다. 이미 챗GPT와 같은 훌륭한 도구가 있음에도 여전히 동기(同期)가 필요한 것은 함께 으쌰으쌰하며 힘을 북돋아줄 한 명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함께 배울 사람이 필요한 이유는 더 있습니다. 우리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곤 하는데요, 비단 나의 시행착오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실수와 극복 과정을 보며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예전에 성악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마스터클래스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입니다. 클래식 분야에서는 뛰어난 명성의 연주자 또는 교육자가 장래가 유망한 전공생을 가르치는 비정기적 공개 레슨을 의미하는데요, 이러한 마스터클래스의 장점은 바로 ‘경험’입니다.

마스터클래스에는 보통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갖춘 학생들이 참여합니다. 그러다보니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는 동안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경험하거나 문제를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동기(同期)를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모여서 함께 영어 스피킹 스터디를 진행하면 바로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비록 저명한 선생님이 스터디를 이끌어 주지 않더라도, 모두가 10년 이상 각자의 방식으로 영어를 배웠기 때문에 각자의 특별함을 배울 수 있습니다. 문제를 접근하는 관점, 다양한 영어 표현, 말할 때 사용하는 제스처나 말하는 태도가 그러한 예입니다.

전략이 필요하다

영어 스터디에 참여할 동기(動機)가 있고, 함께 스터디할 동기(同期)도 있다면 우리에게 남은 것은 전략입니다. 5명이 모인다면 5개 이상의 전략이 모일 것이고, 10명이 모인다면 10개 이상의 전략이 모일 것입니다(간혹 전략이 겹치는 경우는 제외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Visual English를 매우 좋아합니다. 기본 동사는 그림으로 이해하는 것이 뜻을 외우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배우는 속도가 처음에는 느리더라도 나중에 가속도가 급격히 붙는 것을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을 통해 경험했습니다.

또한 저는 어떤 독해 지문이 주어지더라도, 지문에 포함된 문장으로 의문문을 만들고 대답하는 연습을 하며 동시에 독해 지문 내용을 완벽히 숙지하는 방법도 알고 있습니다. 저만해도 이러한 학습 전략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데, 성인이 되어 다양한 학습 전략을 갖춘 분들이 여럿 모인다면 어떨까요?

영어 말하기 스터디가 필요하다

우리를 현혹시키는 강의와 동영상이 참 많습니다. 긴말하지 않고 예문으로 살펴 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중고등학교때 많이 봤던 예문일 것입니다.

She has gone. It’s over.

She is gone. It’s over.

우리 뉴스레터 구독자님께서는 이 정도는 다 해석하시겠지만 진행상 편의를 위해 번역하면 아마 이럴 것입니다.

“그녀가 가 버렸어. 이제 끝이야.”

그리고 학창 시절에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면 선생님께서 아마 이런 이야기를 하셨던 것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She has gone.>은 “행동”이 끝났음을 말해주고, <She is gone.>은 이미 가버린 “상태”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아마 이해를 돕기 위해 이런 예로 설명하셨을 겁니다.

"She has gone" 사용 예시

대화 상황: 친구가 집에 놀러 왔지만, 철수의 엄마가 집에 없는 상황.

• 친구: "Hey, is your mom here? I wanted to say hi."
• 철수: "Oh, she has gone to the grocery store. She'll be back in about an hour."

해석: 여기서 "She has gone"은 엄마가 이미 집을 떠나서 지금은 가게에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행동 자체가 완료되었음을 강조합니다.

"She is gone" 사용 예시

대화 상황: 어떤 사람이 파티에 있었는데 갑자기 사라진 상황.

• 사람 A: "Where's Sarah? I wanted to ask her something."
• 사람 B: "Oh, she is gone. She left a few minutes ago."

해석: 여기서 "She is gone"은 사라가 지금 이 자리에 없다는 상태를 나타냅니다. 그녀가 떠났고 이제는 없다는 현재의 상태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간혹 이러한 설명과 예문을 든 뒤 다음과 같은 말로 학생들에게 충격을 주는 선생님이나 강사도 있습니다.

이쯤 되면, ‘역시 영어는 문법이야’ 혹은 ‘역시 영어는 맥락이야’라며 수업에 빠져들거나 강의를 결제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게 제가 정말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의 전부라면 여러분은 저에게 돌을 던지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분명 영어 말하기 스터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위 영어를 말하는 상황으로 돌아가 봅시다.

친구가 저에게 옵니다. 그리고 질문합니다.

“Where’s your mom?”

만약 이때 우리가 She is gone으로 말하든 She has gone으로 말하든 그게 중요할까요?

어차피 들리는 건 “She’s gone”으로 들릴테고, 상대방은 대화 목적을 이미 이룬 상태일 텐데요.

“아, 네 엄마가 안 계시구나, 알겠어” 라고 대답하든지 아니면 “그럼 나가서 놀자”와 같이 말할텐데요.

많은 회화 강사들이 일상에서 흔히 말할 법한 혹은 요즘 유행어를 예로 들며 ‘이런 말은 영어로 어떻게 표현할까요?’라고 물으며 학습자를 끌어들이지만 그런 표현을 익혀봤자 실제로 우리가 그런 표현을 쓰게 될 일은 별로 없습니다. 그저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뿐입니다.

영어의 4가지 요소(Speaking, Listening, Reading, and Writing)를 모두 키워주는 영어 스터디를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우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부족하다 느끼는 영어 말하기 스터디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이 스터디는 크게 3단계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단계는 편의상 나눈 단계이며, 순차적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 2개 이상의 단계가 동시에 진행되기도 합니다.

1단계. 접근 방식을 바꾸는 스터디

지금까지 어떻게 영어 말하기를 연습하고 학습해 봤는지 자유롭게 나누고,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나의 영어 공부 실패기를 나눠도 좋고, 미약하지만 분명한 효과가 있었던 방법을 나눠도 좋습니다. 서로의 실패와 성공을 통해 더 나은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저도 25살 늦은 나이에 영어 공부를 시작해 영어로 먹고 살게된 비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2단계.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스터디

영어 말하기를 어렵게 만들었던 요인들이 위의 1단계에서 취합된 아이디어로 해결됐다면, 2단계는 실제로 말하는 영어를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단계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럼에도 우리 모두는 이미 답을 갖고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우리 더배러 카톡방의 베터님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어휘 접근 방식을 통해 생각을 바꾸는 방법을 제시해 드리고자 합니다.

3단계. 말하는 방식을 바꾸자

300시간 정도 말하면 입이 트인다고 하지만, 아무렇게나 말해봤자 이상한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게 될 뿐입니다. 올바른 방식, 부단한 노력과 연습이 있어야 입이 트입니다. 3단계는 가장 정직한 연습 단계입니다. 각자가 노력한만큼 무조건 좋아집니다. 매달 300명 이상이 듣는 수업에서 1년 가까이 조교로 리딩하며, 그리고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직접 수업하며 생생하게 체험한 제가 보증합니다.

이 스터디는 제가 리드하며 끌고 가려고 합니다. 신청자를 대상으로 1차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며 다같이 모이는 시간을 정할 것입니다. 잠정적으로 매주 목요일 밤 10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Zoom으로 모일 것이며, 시간은 1시간~2시간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희 모든 결과물은 더배러 홈페이지를 통해 스터디 구성원들끼리 공유될 예정입니다. 이번 스터디는 파일럿으로 진행되며, 스터디 참가 비용은 6만원이지만 출석과 과제 제출 횟수를 기준으로 환급 드리는 환급형으로 진행됩니다. 단, 사유가 불분명한 불성실 참여자는 중간에라도 스터디 구성원에서 제외되며, 모든 공유 자료에 대한 접근 권한 또한 차단됩니다. 파일럿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는 참가 비용이 상승될 예정입니다. 왜냐하면, 스터디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구성원들에게는 서로가 올린 모든 자료가 계속 공유될 것이며, 스터디 구성원들이 공유한 자료는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오리엔테이션 일정은 추후 더배러 카톡방을 통해 공유 드리겠습니다.

—📝 우아한 세상을 소개하는 지식노동자, 앤드류—

스터디를 이끄는 앤드류는 이런 사람입니다.

• 영어 경험
  • 외국 유학 경험? 없습니다.
  • 어학 연수 경험? 없습니다.
  • 영어권 국가 여행 경험? 없었습니다.
    • 신혼 여행은 그래도 호주를 다녀왔네요.
  • 대학교? 서울 소재 대학교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습니다.
  • 영어 시험 점수? 없습니다. 대학교 졸업 전에 한달 정도 공부하고선 취업에 필요한 점수가 나오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안 했습니다.
• 그런데 이렇게 살았습니다.
  • UN ISDR 행사 프로그램 매니저 활동 - 약 2개월
    • 10개 이상 국가 외국 관료 참석 프로그램 진행 및 프로그램 통역
    • 소방방재청장 참석 회의 순차 통역
  • 영어교사(B고등학교, D외국어고등학교)
  • 외국계 기업에서 프로젝트 매니저
    • 인도 지사장, 미국 지사장, 유럽 지사장, 영국 지사 프로젝트 책임자 참석 회의 주관(고객이 한국 대기업)
    • 영국인 작업자 3명, 인도인 작업자 1명, 한국인 어시스턴트 2명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담당
  • 대형교회 예배 동시통역(2년 정도 활동)
  • 일본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한국어 콘텐츠 전문가로 근무
  • 번역 프리랜서 활동
    • Netflix(영화, 다큐멘터리, 드라마. 영한, 한영), Paramount(영화), Google(TensorFlow 문서 외), Xsolla(개발문서 및 웹사이트), Smartcat(웹사이트 및 홍보문서), Weebly(웹사이트), 가상화폐(백서, 애플리케이션, 웹사이트 외), 인디 게임 다수
  • 다국어번역 프로젝트 진행(최대 70개 언어)
  • 국문 및 영문 UX Writing(고객: KIA, LG )

저보다 영어를 잘하시는 분들이 이곳 더배러에도 많이 계시지만,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군대를 전역한 25살까지 영어를 제대로 할 줄 몰랐던 제가, 뒤늦게 영어를 공부했음에도 이렇게 짧은 영어로 먹고 살 수 있게 된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 때문에 나눠봅니다.

참고 사이트

https://youtu.be/B7lF53Oj86g?si=fujsLzlJ_GQO_b1W

https://brunch.co.kr/@careerners/142

https://www.noblesse.com/home/news/magazine/detail.php?no=11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