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래서 결론은 뭐다? 적자.
2. 나 혼자 하는 팀 프로젝트와 브레인스토밍 미팅

메모에 의도 더하기

오늘은 옛날 이야기로 시작해볼게요. 이 이야기는 "책벌레와 메모광"이라는 정민 교수님 책에 소개된 내용이에요.

• 명나라에 오숭백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역사책을 읽다가 생각이 떠오르면 메모를 했습니다.
• "글을 쓸 때 자리 곁에 항아리 하나를 놓아두고, 역사책을 읽다가 의심스런 것이 있으면 문득 써서 그 안에 던져두기를 또한 『독기櫝記』처럼 하였다. 오래되자 베껴 써서 『옹기』라 하고 질문을 기다린다...."
• "글을 쓸 때 자리 옆에 늘 궤 하나를 놓아두고, 책을 읽다가 의혹이 생기거나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면 붓으로 적어 그 안에 던져두곤 했다. 쌓아둔 지 오래되니 없어질까 걱정되어 베껴 써서 『독기』라 하고, 질문을 기다린다...."
• 오숭백은 나무 궤짝에 경전에 관한 메모를 담고, 옹기에는 역사에 관한 메모를 담았습니다. 메모가 쌓이면 편차를 정했습니다. 같은 크기의 낱장에 한 장 한 장 써서 던져놓았으므로, 엮을 때 순서만 정해 묶으면 책이 되었던 것이죠. 이렇게 만든 책이 하나는 "독기"이고 하나는 "옹기"였던 것입니다.

기록학자 김익한 교수님의 "거인의 노트" 책에도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요.

• 단순히 메모를 남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잘 정리하고 찾아서 기록으로 남겨 야 비로소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가 되는데... 메모와 기록은 다르다. 쉽게 설명하자면 메모는 기록의 원천이다... 기록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적는 메모를 제대로 정리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김익한 교수님은 메모를 진짜 내 것으로 만들려면 메모를 기록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권하고 저도 이러한 생각에 동의해요. 혹시 기억하실 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번 시리즈의 제목을 '기록'으로 정하고 벌써 네 번째 글을 작성하고 있어요. 저도, 여러분도, 단순히 메모만 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죠. 우리는 메모를 해야 해요. 그리고 이를 기록으로 바꿔야 해요.

저는 메모가 기록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목적과 의도라 보고 있어요. 오숭백은 경전과 역사에 관한 메모를 구분하고 이를 모았었죠. 김익한 교수님도 기록의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첫째, 자신의 욕망을 찾는 것과 둘째, 나의 욕망을 타인과 나누는 것이라 하셨어요.

기록을 통해 성장하기: 메모와 노트에서 저도 단순히 무언가를 적을 때는 의미가 없었지만 남들과 공유함으로써 결국 제 성장의 원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어요.

다시 시작하는 메모와 기록

이제 복습의 시간이에요.

가볍게 시작하기

시작은 먼저 순간을 있는 그대로 담아보는 것으로 시작해보세요. 15분으로 성공하기 - 기록(2)를 보셔도 좋고 아래의 원칙을 따라 해보셔도 좋아요.

• 꾸미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과 생각을 적자.
• 논리적으로 나열할 필요도 없고, 멋진 단어를 생각해내기 위해 애쓰지 말자.
• 생각이 많아 복잡할 때는 생각나는 것을 모두 적어보자.
• 나쁜 생각도 모두 적어보자. 그리고 다음날에 살펴보자.
• 일이 다 끝난 뒤가 아닌 일이 진행되는 중간에 생각을 적어보자.

또는 김익한 교수님처럼 키워드 2개만 가지고 시작해보는 것도 좋아요. 10분짜리 유튜브 영상을 한 편 보고 키워드 2개를 적고, 두꺼운 책을 읽고 키워드 2개를 적어보는 거죠. 다만 의식을 갖고 적어보세요. '나중에 이 메모를 활용할 거야.'라고 생각하며 적는 거에요. 이게 익숙해지면 다음으로 넘어가요.

목적과 의도 생각하기

이제 메모를 잘 하는 2가지 원칙에서 브라이언님이 이야기했던 원칙을 적용해보세요.

• 왜 메모를 했지?
• 어떻게 활용할까?

이렇게 적은 메모를 특정 주제로 묶어봐도 좋아요. 태그로 구분해보거나 폴더로 구분해보세요. 구분하는 순간 의도와 목적이 생겨요.

다음에는 기록과 관련된 마지막 글로 '연결성'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게요. 커뮤니티에 여러분의 메모, 아니 기록이 어땠는지 남겨주세요.

—📝 우아한 세상을 소개하는 지식노동자, 앤드류—  

니클라스 루만의 지식 체계

니클라스 루만은 사회학에 몰입하기 전부터 제텔카스텐을 사용했고, 이는 그의 Systems Theory 구축에 큰 역할을 했다. 루만의 제텔카스텐은 단순히 노트를 정리하는 방법이 아니다. 이는 지식의 체계화와 창의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다. 브레인스토밍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은 누군가와 함께 하는 집단 활동을 떠올린다. 하지만 루만의 방법을 적용하면 나 혼자서도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제텔카스텐과 Systems Theory

루만의 첫 번째 제텔카스텐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대분류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그의 집중된 관심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내가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는지, 어떤 것을 논의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목차를 가지고 있는 것이 지식관리의 시작이다.

참고: 나 자신과 협업할 수 있는가? 나를 참조하는 커뮤니케이션 체계

정보, 통지, 이해: 루만의 자기생산체계의 핵심 요소

루만의 Systems Theory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자기생산체계(autopoiesis)이다. 이 체계는 정보(information), 통지(notification), 그리고 이해(understanding)라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정보(information)

정보는 루만의 체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단위다. 정보는 사회적 체계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과 사건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체계는 새로운 소통을 생성한다. 정보는 단순히 데이터나 사실이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해석되고 사용되는지에 따라 의미를 갖는다.

통지(notification)

통지는 정보가 어떻게 전달되고 공유되는지에 대한 과정을 의미한다. 이는 정보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사회적 체계 내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결정한다. 통지 없이 정보는 그저 무형의 데이터이다.

이해(understanding)

이해는 정보와 통지가 어떻게 해석되고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한 과정이다. 이해는 사회적 체계 내에서 정보와 통지가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기술한다. 이해 없이는 정보와 통지는 그저 허공에 떠도는 개념에 불과하다.

개인적 브레인스토밍의 가능성

브레인스토밍은 집단적인 창의적 발상기법이지만, 이를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루만의 제텔카스텐을 이용하면, 내 아이디어와 노트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생각의 확장과 깊이를 더할 수 있으며, 마치 여러 사람이 논의하는 것처럼 놀라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노트 구조와 브레인스토밍

루만의 노트는 Main Notes, Literature Notes, Index Notes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아웃라이너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Folgezettel이라는 번호 체계를 사용했다. 이러한 체계적인 노트 구조는 브레인스토밍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지식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게 생성하고, 이를 다른 아이디어와 연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루만은 또한 A6 크기의 노트를 사용했다. 이는 블록처럼 작은 단위로 정보를 구성하고, 이를 다른 블록과 연결하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방법은 브레인스토밍에서도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나 스스로와의 커뮤니케이션: 정보, 통지, 이해의 개인적 적용

자기생산체계의 세 가지 요소는 개인적 브레인스토밍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 스스로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

• 정보: 나의 생각, 아이디어,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저장한다. 이는 제텔카스텐의 노트 시스템을 통해 가능하다.
• 통지: 나 스스로에게 이 정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결정한다. 이는 노트의 구조와 연결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 이해: 마지막으로, 이 모든 정보와 노트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더 깊은 수준의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다.

지식의 체계화는 창의성의 지표

루만의 제텔카스텐은 단순한 노트 시스템을 넘어서, 지식과 창의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개인적 브레인스토밍의 가능성을 깨닫고 이를 활용한다면, 지식의 체계화와 창의성은 더 이상 상반된 개념이 아니라 서로를 높여주는 도구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루만은 사회적 체계가 어떻게 자기 자신을 재생산하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떻게 새로운 소통과 지식이 생성되는지를 설명했다. 450여 편의 논문과 70여 권의 책을 집필한 그의 생산성을 따라갈 수 있을까? 개인적 브레인스토밍에서 지식의 구조화 가능성을 이해하고 정보, 통지, 이해를 통한 체계적 관리와 활용을 고민해 보자. 더 나은 오늘을 위해.

—🌌 지식을 연결하고 지휘하는 새로운 경험, 커맨드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