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 주가 시작되었다. 또다시 그 특별한 시기가 찾아왔다. 11월 초부터 카페에서는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고, 서점에는 이제는 익숙해진 '트렌드 코리아 202X 시리즈'가 베스트셀러 진열대를 차지했다. 서점 한켠의 문구점에서는 반짝이는 새해 다이어리들이 우리를 기다린다. 회사에서는 새로운 달력과 업무용 다이어리가 배포되었고, 주말마다 이어지는 연말 송년회 약속들로 일정표가 빼곡해진다.

이맘때가 되면 왠지 모를 묘한 감정이 찾아온다. 나는 아직 한 해를 마무리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세상은 이미 마무리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이 꾸리꾸리한 기분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계절성 우울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겨울철 일조량 감소로 인한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호르몬의 변화, 체온 저하로 인한 신체 리듬의 불균형이 우리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가을 탄다'는 말로 시작해 겨울로 접어들수록 깊어지는 이 우울감은, 그 약자마저도 'SAD'한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더욱 복잡한 것은 이 시기에 찾아오는 자기 성찰이다. 소셜미디어에 비치는 타인의 화려한 성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더하고, '나는 올해 무엇을 이루었나'하는 자문자답의 시간은 때로 부끄러움으로 이어진다. 준비되지 않은 마무리를 강요받는 듯한 이 기분, 참으로 이상하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서 마무리는 필연적이다. 작년 이맘때 이야기했듯이, 우리의 삶은 사람과의 마무리, 시간과의 마무리의 연속이다. 이러한 마무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대로 된 마무리 없이는 과거에 발목 잡혀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다. 타임머신이 발명되지 않는 한, 그때의 선택을 바꿀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LIGAMO'(Let it go and move on) - 과거는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을 위해 나는 매년 '인생회계'라는 특별한 시간을 가진다. 회계법인이 기업의 재무 상태를 객관적으로 검토하듯, 나의 일 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다. 단순한 연말 회고나 신년 계획과는 다른, 나만의 방식과 순서가 있는 이 과정을 통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인생회계의 방법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당신도 이 여정에 동참하여, 의미 있는 마무리와 희망찬 시작을 준비해보지 않겠는가?

인생회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이 과정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줄 세 가지 핵심 포인트를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1-1. 진정성 있는 깊이 있는 성찰

벼락치기 시험공부처럼 대충 훑어보고 넘어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시험공부를 예로 들면, 정리본을 한두 번 읽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이해'에 도달할 수 없다. 단순히 '본 적이 있다'는 수준의 인지만으로는 실제 시험장에서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진정한 이해를 위해서는 반복적인 학습, 깊은 사고, 직접 필기하고 그려보며,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생회계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 해를 그저 스쳐 지나가듯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성찰과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회고 과정에서는 자신의 경험, 장단점, 성장 기회 등에 대해 솔직하게 마주하고 깊이 있게 생각해 봐야 한다. 계획을 세울 때도 마찬가지다. "이거 하면 좋겠다"는 단순한 희망 사항을 넘어, 그 목표의 실현 가능성과 필요한 노력, 예상되는 장애물까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1-2. 온전한 몰입을 위한 환경 조성

인생회계에는 방해받지 않는 독립된 시간과 공간이 필수적이다. 회고와 계획 수립에는 각각 최소 2 ~ 3시간, 이상적으로는 반나절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 번에 최소 1시간 이상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포모도로 기법(25분 집중 ~ 5분 휴식)과 같은 시간 관리 방식을 활용할 수 있지만, 핵심은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자신의 내면과 대화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공간적으로도 TV 소리나 가족들의 대화가 들리는 거실보다는, 조용한 카페나 스터디룸, 혹은 워케이션을 통한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베토벤, 빌 게이츠, 에이브러햄 링컨과 같은 위대한 인물들도 깊은 사고와 창작을 위해 고요한 자신만의 공간을 찾았다는 점을 기억하자.

1-3. 공유를 통한 실천력 강화

독립된 시간과 공간에서의 개인적인 성찰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를 나눌 수 있는 동반자가 있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회고와 계획의 결과를 친구나 가족과 공유함으로써, 머릿속에만 있던 생각들이 구체적인 약속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공유를 넘어 책임감과 실천력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회고란 단순히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경험을 의미 있게 재구성하고, 그 속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통찰을 발견하는 여정이다. '돌아올 회(回)'와 '돌아볼 고(顧)'의 조합이 말해주듯, 회고는 과거로의 수동적인 회상이 아닌, 적극적인 자기 성찰의 과정이다.

회고의 궁극적인 목적은 'LIGAMO'(Let it go and move on)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들을 하나의 의미 있는 이야기로 만들어 정리함으로써, 우리는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이는 마치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내어 새로운 옷감을 짜는 것과 같다.

2-1. 데이터 수집의 중요성: 기억의 조각들을 모으다

회고를 시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 삶의 조각들을 모으는 것이다. 우리의 기억은 때로 불완전하고 주관적이기에,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데이터는 우리의 일 년이 고스란히 담긴 모든 기록을 의미한다:

• 휴대폰 사진첩
• 메모 앱의 기록들
• 일기장
• 소셜미디어 포스트와 스토리
• 메신저 대화
• 위치 기록
• 캘린더 일정

이러한 기록들은 모두 우리의 회고를 위한 소중한 데이터가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데이터를 선택하고,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우리의 삶이 다채로운 만큼, 회고를 위한 데이터도 다양해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단일 종류의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최소 2~3가지 이상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데, 이는 우리의 기억 형성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가 현재를 오감으로 경험하듯이, 과거의 기억도 다양한 감각과 기록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특별했던 어느 하루를 회고할 때 사진만으로는 그날의 감정이나 미세한 생각들을 완벽히 포착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날 작성한 일기나 메모가 있다면, 우리는 그 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훨씬 더 생생하게 되살릴 수 있다. 또한 위치 기록이나 캘린더를 통해 그날의 전후 맥락도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데이터는 우리의 기억을 더욱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만들어준다.

데이터를 선택할 때는 두 가지 핵심 기준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12개월 전체를 골고루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특정 시기에만 집중된 데이터는 한 해 전체를 조망하는 데 한계가 있다. 둘째, 서로 다른 종류의 데이터가 조합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우리의 기억보다 더 생생하고 객관적인 회고를 가능하게 해준다.

물론 1년 동안 쌓인 모든 데이터를 완벽하게 분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데이터를 선별하고 조합한다면, 우리는 더욱 깊이 있는 회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2-1-1. 월별 분석 프레임워크: 시간의 지층을 탐색하다

이제 수집된 데이터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할 차례다. 마치 고고학자가 지층을 발굴하듯, 우리도 시간의 층위를 하나씩 탐색해나갈 것이다. 각각의 월은 우리 삶의 한 챕터이며, 이를 다음 네 가지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그 시기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수집된 데이터를 각 월별로 정리했다면, 다음의 네 가지 렌즈를 통해 그 시기를 들여다보자:

• 특별한 만남이나 이벤트
• 중요한 결정이나 선택의 순간
• 예상치 못한 변화나 전환점

• 주된 감정의 흐름과 변화
• 특별히 강렬했던 감정적 순간들
• 감정 변화의 trigger가 된 사건들

•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의 습득
• 의미 있는 성과나 달성
• 깨달음과 통찰의 순간들

• 직면했던 장애물과 난관
• 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들
• 실패와 그로부터의 학습

이러한 네 가지 관점은 마치 프리즘처럼 작용하여, 한 달이라는 시간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분해해 보여준다. 각 관점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사건이 여러 관점에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은 '핵심 경험'인 동시에 '도전'이 될 수 있고, 그 과정에서의 '성장'과 다양한 '감정'을 동반하게 된다.

이러한 체계적 분석을 통해 우리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을 넘어, 각 시기가 가진 고유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LIGAMO'(Let it go and move on)를 위한 첫 단추를 꿰는 작업이다.

2-2. 데이터에서 서사로: 나만의 이야기 구성하기

앞서 수집한 데이터들을 살펴보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특정한 패턴과 테마를 발견하게 된다. 이는 우리 뇌가 기억을 저장하는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의 기억은 개별적인 사건들의 단순한 나열이 아닌, 하나의 압축된 서사로 저장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우리는 두 가지 방식으로 회고를 정리할 수 있다.

2-2-1. 기승전결 구조로 보는 일 년

분기별 흐름을 통해 자연스러운 서사를 구성하는 방법이다. 3개월씩 묶어 네 개의 챕터로 구성하면, 대부분의 경우 그 해의 자연스러운 기승전결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 Q1 (1~3월): 이전 해부터 이어진 방황의 마무리와 새로운 희망의 시작
• Q2 (4~6월): 변화를 위한 준비와 도전의 시기
• Q3 (7~9월): 전환점을 맞이하는 결정적인 시기
• Q4 (10~12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안정을 찾아가는 시기

2-2-2. 테마별 질문을 통한 심층 분석

마치 영화 리뷰를 쓰듯이, 다음과 같은 핵심 질문들을 통해 한 해를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다:

1. 인상적인 순간들: 각 월의 하이라이트 순간들을 집중적으로 돌아본다.
2. 성장과 성취: 새롭게 습득한 기술, 달성한 목표, 극복한 한계를 정리한다.
3. 도전과 극복: 직면했던 어려움과 그것을 해결한 방법을 분석한다.
4. 감정의 궤적: 감정 상태의 변화와 그 원인을 탐색한다.
5. 관계의 변화: 주변인들과의 관계 변화와 그로부터 얻은 통찰을 정리한다.
6. 영향과 변화: 경험이 자신의 가치관과 생활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7. 핵심 교훈: 전체적인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도출한다.
8. 목표 평가: 연초 목표의 달성 여부와 과정상의 배움을 검토한다.
9. 미래 계획: 회고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한다.
10. 한 해의 정수: 일 년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키워드나 문장을 도출한다.

2.3. 인생의 수레바퀴 점검

회고의 마지막 단계에서 우리는 '인생의 수레바퀴(Wheel of Life)'를 통해 삶의 각 영역을 균형 있게 점검한다. 이는 단순한 점검표가 아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체계적인 프레임워크다.

인생의 수레바퀴는 Success Motivation® Institute의 Paul J. Meyer가 고안한 개념으로, 삶의 주요 영역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도구다. 특히 Ali Abdaal이 제시한 현대적 버전은 다음과 같은 9가지 영역을 3개의 큰 카테고리로 나눈다:

• 신체적 건강(Body)
• 정신적 건강(Mind)
• 영적 건강(Soul)

• 연인관계(Romance)
• 가족관계(Family)
• 사회적 관계(Friends)

• 사명과 목표(Mission)
• 재정 상태(Money)
• 직업적 성장(Growth)

이러한 영역 구분의 진정한 가치는 '지속성'에 있다. 마치 수레바퀴가 계속 굴러가듯이, 이러한 영역들은 끊임없이 관리되고 발전되어야 한다. END가 아닌 AND인 셈이다. 각 영역은 매년 새로운 목표가 설정되고, 이전 해의 성과를 토대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간다.

이는 마치 티아고 포르테의 'PARA' 시스템에서 말하는 Areas(영역)와 유사하다. 특정 기한이 있는 프로젝트와 달리, 이러한 영역들은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평생의 과제인 것이다.

2.4. 연간 테마 도출: 올 해를 한 문장으로

지금까지의 회고 과정을 통해 우리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의미 있는 패턴을 발견하며, 인생의 각 영역을 점검했다. 이제 마지막 단계는 이 모든 통찰을 하나의 강력한 테마로 응축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요약이 아닌, 한 해의 본질을 포착하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 "도전과 성장의 해: 불확실성 속에서 발견한 새로운 가능성"
• "전환의 해: 안주하던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다"
• "균형 잡기의 해: 일과 삶, 성장과 안정 사이의 조화를 찾아서"

이러한 테마 설정은 단순히 한 해를 마무리 짓는 것을 넘어, 그 해의 경험을 우리 인생의 더 큰 서사 속에 의미 있게 위치시키는 작업이다.

2.5. 상향식 프로세스의 완성

이렇게 회고는 하나의 완벽한 상향식 프로세스를 이룬다:

1. 데이터 수집: 사진, 일기, 기록 등 구체적인 자료 수집
2. 패턴 발견: 수집된 데이터에서 반복되는 주제와 패턴 파악
3. 서사 구성: 발견된 패턴을 의미 있는 이야기로 구성
4. 영역별 평가: 인생의 수레바퀴를 통한 균형 잡힌 검토
5. 테마 도출: 모든 통찰을 하나의 핵심 메시지로 승화

이는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것과 같다. 작은 조각들(데이터)을 모아 패턴을 찾고, 그 패턴들을 이어 더 큰 그림(서사)을 만들며, 최종적으로는 그 그림의 의미(테마)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향식 접근은 우리의 경험을 더욱 풍부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준다.

이렇게 완성된 회고는 단순한 과거 돌아보기가 아닌, 미래를 위한 단단한 발판이 된다. 이제 우리는 이 통찰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해의 계획을 수립할 준비가 되었다.

3. 계획하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청사진

3.1. 계획의 의미와 중요성

회고를 통해 우리는 이전 시기에 대한 'END'를 완성했다. 이제는 계획을 통해 다음 단계로의 연결고리, 즉 'AND'를 만들어야 할 시간이다. '셀 계(計)'와 '그을 획(劃)'의 조합이 암시하듯, 계획이란 단순한 희망사항의 나열이 아닌, 치밀한 계산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담은 미래의 설계도다.

계획의 핵심은 우리의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음에 무엇을 할지' 정하지 못했을 때 방황하게 되는데, 이는 마치 나침반 없이 항해하는 배와 같다. 계획은 우리의 나침반이 되어 불확실성의 바다에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준다.

특히 회고를 통해 얻은 통찰은 계획의 견고한 토대가 된다. 과거의 경험에서 배운 교훈들은 우리가 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실패했던 시도들은 피해야 할 함정을 알려주고, 성공의 경험은 효과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이처럼 회고와 계획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불가분의 관계를 이룬다.

계획은 또한 우리의 의지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더 건강해지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을 "매주 3회, 30분 이상 운동하기"라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체성은 실천의 동력이 되며, 목표 달성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3.2. 하향식 프로세스: 큰 그림에서 세부 실행으로

앞서 살펴본 회고가 상향식 프로세스였다면, 계획은 정반대의 하향식 프로세스를 따른다. 이는 마치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전체적인 구도를 먼저 잡고 세부적인 묘사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회고가 구체적인 데이터에서 시작하여 큰 테마를 도출했다면, 계획은 큰 그림에서 시작하여 점차 세부적인 실행 단계로 구체화되는 여정이다.

하향식 계획의 장점은 전체적인 방향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세부적인 실행 방안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층위로 구성된다:

• 장기적 방향성 설정
• 핵심 가치와 목표 정의
• 이상적인 결과 구상

• 주요 목표 영역 설정
• 우선순위 결정
• 자원 배분 계획

• 세부 목표 설정
• 단계별 이정표 수립
• 실행 방법론 선택

• 일정표 작성
• 체크리스트 개발
• 모니터링 방안 수립

3.3. 기획과 계획: 두 날개로 나는 미래

인생회계에서 계획하기는 '기획(Planning)'과 '계획(Plan)' 두 단계로 나뉜다. 이는 마치 비행기의 두 날개와 같아서,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부실하면 우리의 목표를 향한 비행이 불가능해진다.

기획은 방향성과 전략을 설정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다. 마치 건축가가 건물의 전체적인 설계도를 그리는 것처럼, 우리가 만들어갈 한 해의 큰 틀을 구상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 장기적 비전과 가치 정립
• 핵심 목표 영역 설정
• 전략적 우선순위 결정
• 대략적인 자원 배분 계획

이 단계에서는 다소 모호하고 추상적일 수 있지만, 우리의 열망과 가치관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반면 계획은 이러한 기획을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옮기는 과정이다. 건축 현장에서 실제 건물을 짓기 위한 세부 공정표를 작성하는 것처럼,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과 일정을 수립한다. 여기서는:

• 구체적인 실행 일정 수립
• 필요 자원의 상세한 파악
• 실천 가능한 단위 업무 정의
• 성과 측정 방법 설정

이 두 과정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기획이라도 현실적인 계획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공허한 꿈에 그치고 말며, 반대로 큰 그림 없는 계획은 방향성을 잃기 쉽다. 이는 마치 나침반 없이 열심히 노를 젓는 것과 같다. 두 과정이 조화롭게 이루어질 때 비로소 우리의 목표는 현실이 될 수 있다.

4. 전체 그림 그리기: 큰 목표에서 세부 실행까지

앞서 살펴본 계획의 의미와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이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설계할 차례다. 이는 마치 건축가가 건물의 전체 설계도부터 시작하여 세부 공정까지 꼼꼼히 계획하는 것과 같은 과정이다. 건물이 튼튼하려면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아올라가야 하듯, 우리의 계획도 체계적인 단계를 거쳐 구체화되어야 한다.

4.1. 연간 테마: 올해의 이야기 설정하기

새해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할 일은 한 해의 큰 방향성을 정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자신의 인생이라는 책의 새로운 장(chapter)을 시작하기 전에 제목을 정하는 작업과 같다. 회고를 통해 발견한 통찰을 바탕으로, 새로운 해에 써내려갈 이야기의 주제를 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해가 "도전과 실험의 해"였다면, 그 과정에서 경험한 성공과 실패, 깨달음을 바탕으로 새해는 "안정과 성장의 조화"와 같이 한 단계 발전된 테마를 설정할 수 있다. 이때 핵심은 테마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진정한 열망과 성장 방향을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변화,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테마 속에 녹아들어야 한다.

4.2. 연간 목표: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한 설계

연간 테마를 정했다면, 이제 이를 구체적인 목표들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때 인생의 수레바퀴(Wheel of Life)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균형 있게 고려할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나침반이 된다. 마치 식단을 계획할 때 모든 영양소를 고려하듯, 우리의 목표도 삶의 각 영역을 골고루 포함해야 한다.

목표 설정 시에는 3P 원칙을 적용하여 그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 타인의 기대나 사회적 압박이 아닌, 진정한 내면의 소망인가?
• 나의 가치관과 일치하는가?
• 내가 주도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가?

• 회피나 부정이 아닌, 성장과 발전을 지향하는가?
• 동기부여가 되는 방식으로 표현되었는가?
• 달성했을 때의 긍정적 변화가 명확한가?

• 마치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구체적으로 그려지는가?
• 실현된 모습이 선명하게 상상되는가?
• 현재형으로 서술했을 때 실감이 나는가?

4.3. 분기별 이정표: 진행의 리듬 만들기

연간 목표는 다시 네 개의 분기로 나누어 더 구체적인 이정표를 세운다. 각 분기는 약 3개월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기에 충분하면서도 관리 가능한 시간 단위다. 이는 마치 긴 여정을 여러 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체력을 안배하는 것과 같다.

분기별 목표를 설정할 때는 다음 요소들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 각 계절이 가진 고유한 에너지와 특성
• 날씨와 일조량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
• 계절별 생활 패턴의 변화

• 회사나 학교의 분기별 일정
• 주요 프로젝트나 이벤트의 타임라인
• 개인적인 중요 일정들

• 개인의 컨디션 변화 패턴
• 업무 강도의 변동
• 휴식과 충전이 필요한 시기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각 분기의 목표를 설정하면, 더욱 실현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계획이 완성된다.

5. 계획 단계: 실행을 위한 구체화

5-1. 월간 계획 수립

분기 목표를 한 달 단위로 세분화하는 단계는 실제 실행으로 가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한다. 우선 한 달 동안 집중해야 할 핵심 우선순위를 3~5개 정도로 선정한다. 너무 많은 우선순위를 설정하면 오히려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정말 중요한 것들만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월간 마일스톤을 설정한다. 마일스톤은 한 달 동안 달성해야 할 구체적인 이정표로, 진행 상황을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건강 관리"라는 모호한 목표 대신 "주 3회 30분 이상 운동하기"와 같이 구체적으로 설정한다.

시간 배분 계획도 월간 계획의 핵심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각 우선순위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투자할지 현실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이때 업무 시간, 개인 시간, 휴식 시간 등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목표 달성에 필요한 자원을 미리 파악하고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자원은 시간뿐만 아니라 필요한 도구, 정보, 인적 네트워크 등을 모두 포함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자 한다면 관련 강의나 교재를 미리 준비하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장애물을 미리 식별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업무, 건강 문제, 외부 변수 등 목표 달성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들을 미리 생각해보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5-2. 주간 실행 계획

주간 계획은 월간 계획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가장 구체적인 실행 단위다. 평일 5일은 각각의 날에 반드시 해야 할 핵심 태스크를 명확히 정의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하루의 시간대별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의 경우 오전에 집중력이 가장 높으므로, 중요하고 깊은 사고가 필요한 업무는 오전에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각 날짜별로 정해진 미팅이나 약속 등 고정 일정을 먼저 표시하고, 그 사이사이에 핵심 태스크를 배치한다. 이때 이동 시간이나 준비 시간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너무 빽빽한 일정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실행력을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적절한 여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말은 단순한 휴식 시간이 아닌,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할 귀중한 자산이다. 우선 일주일간의 긴장을 풀고 재충전할 수 있는 활동을 계획한다. 이는 단순한 휴식을 넘어, 다음 주를 위한 에너지를 채우는 중요한 과정이다.

동시에 주말은 장기 목표를 위한 추가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평일에는 시도하기 어려운 새로운 취미 활동이나 자기 개발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주간 계획은 단순한 일정표가 아닌, 삶의 균형과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적 도구가 되어야 한다. 계획을 세울 때는 반드시 현실성을 고려해야 하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매주 계획의 실행 결과를 점검하고 다음 주 계획에 반영하는 순환적 개선 과정을 통해 계획의 질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야 한다.

나의 인생회계, 그리고 당신의 새로운 시작

지금까지 우리는 인생회계라는 특별한 여정을 함께 걸어왔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느끼는 꾸리꾸리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체계적인 회고와 계획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생회계는 단순한 연말정산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여정이자, 과거와 미래를 잇는 든든한 다리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우리는 실패가 아닌 교훈을, 후회가 아닌 깨달음을, 그리고 상실이 아닌 성장의 증거를 발견하게 된다.

'LIGAMO'(Let it go and move on)라는 말처럼, 이제 우리는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다. 회고를 통해 발견한 통찰과 계획을 통해 그린 청사진은 우리의 새로운 여정을 위한 든든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당신의 인생회계는 어떤 모습일까?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당신의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기에 가장 완벽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모든 위대한 여정이 첫 걸음으로 시작되듯이,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인생회계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기억하자. 우리의 삶은 끝이 아닌 이어짐의 연속이다. END가 아닌 AND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제 당신만의 특별한 인생회계를 시작할 시간이다.

새해, 우리 모두의 인생 장부에 희망찬 이야기가 가득하길 바란다.

👍🏻 숨겨진 잠재력을 일깨워 최고가 되는 여정을 함께합니다, 브라이언

당신의 인생회계, 함께 시작해보시겠습니까?

우리는 지금까지 인생회계라는 특별한 여정을 함께 걸어보았다. 데이터 수집부터 시작하여, 패턴을 발견하고, 의미를 찾아 서사를 만들어가는 과정까지. 하지만 이론적 이해만으로는 실천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나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함께 인생회계를 시작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 '2024-2025 인생회계 챌린지'다.

이번 챌린지는 단순한 연말정산이 아닌, 우리 삶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체계적인 워크북과 템플릿을 통해 회고와 계획을 수립하고, 실시간 모임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여정에 힘이 되어줄 동료들을 만날 수 있다. 마치 회계법인이 기업의 재무상태를 객관적으로 검토하듯, 우리도 서로의 인생회계를 돕는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당신도 이 여정에 동참하지 않겠는가? 과거는 받아들이고(Let it go) 앞으로 나아가는(Move on) 우리의 첫 걸음을 함께 시작해보자.

👉 챌린지 참여하기: bit.ly/life-accounting-2024-2025

2024-2025 인생회계 챌린지

⏰ 일정

• 접수: 12/3(화)~12/8(일) 22:00
• 회고 기간: 12/9~14일
  • 실시간 회고 모임: 12/15(일) 20:00-22:00
• 계획 기간: 12/16~21일
  • 실시간 계획 모임: 12/22(일) 20:00-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