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현실 세계가 게임 세계로 바뀐 웹툰을 보다 늦게 잠들어서일까? 아니면 잠들기 전 비몽사몽에 잠깐 그런 쇼츠 영상을 본 영향일까? 정확히 무엇때문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그저 아침에 일어나 잠이 덜 깬 상태로 어젯밤 보던 영상 혹은 웹툰의 주인공처럼 무심코 말했을 뿐이다.

"상태창"

그런데 '뿅'하고 상태창이 눈 앞에 나타났다. 게임에서나 보던 그 상태창이다.

"이게 뭐야?" 라는 황당함과 함께 묘하게 기대감이 밀려왔다. 이세계에 가서 영웅이 되는 전개는 아닌 것 같지만, 뭔가 현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드디어 나에게 온 것이다. 벌써 부자가 되어 온갖 세상의 칭송을 받는 행복한 상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상태창 아래 메시지를 읽기 전까지는.

아니, 지금 상황에 적응도 못 했는데 포인트로 스탯을 올리라고? 그리고 어떤 웹소설이나 웹툰에서도 포인트 분배에 시간 제한을 두는 건 보지 못했는데,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

우선 시간이 있으니 천천히 스탯 창에 있는 설명을 읽기 시작했다.

힘(STR)

물리적 수행 능력입니다. 목표를 위해 직접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힘, 끈기 있게 밀어붙이는 추진력, 결단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신체적 건강, 업무/학업 수행 능력, 스트레스 저항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예: 어려운 과제나 프로젝트를 맡아 밤을 새우더라도 지치지 않습니다. 일을 하다 중간에 난관이 생겨도 멈추지 않고 끝까지 수행해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민첩(DEX)

처리 속도와 적응력입니다. 새로운 기술, 환경의 변화, 복잡한 문제에 빠르게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멀티태스킹, 새로운 기술의 적용, 빠른 판단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 회사 업무 프로세스가 바뀌거나 새로운 툴이 도입되더라도 빠르게 사용법을 익히거나 적응해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불확실한 시장과 트렌트 변화에 맞춰 개인 업무와 역량을 효율적으로 재설계할 수 있습니다.

체력(CON)

지속력과 회복력입니다. 기본적인 체력과 회복 탄력성, 꾸준함 등 지구전에 유리합니다. 장시간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빠르게 회복합니다. 건강을 관리하는 능력과 정신적인 탄력성이 좋아집니다.

예: 꾸준한 운동과 바른 생활 습관으로 쌓은 기초 체력이 늘어납니다. 스트레스, 과로, 실패 등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멘탈 관리 능력이 좋아집니다.

지능(INT)

분석과 습득 능력입니다. 문제를 논리적으로 파악하고, 정보를 수집, 분석, 이해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학습 효율과 깊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논리적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 정보 처리 속도, 새로운 지식 습득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서 의사 결정할 때 필요한 분석 능력이 좋아집니다. 복잡한 문제를 구조화해 단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교과 공부, 전공 지식, 직무 스킬 습득과 같은 학습 능력이 늘어납니다.

지혜(WIS)

판단과 직관 능력입니다. 지식과 경험을 종합해 상황을 꿰뚫는 통찰력, 가치관, 윤리의식, 판단 능력에 도움이 됩니다. 단순 지적 능력(지능)과 달리 더 넓은 맥락에서 대상을 바라보고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상황 판단력, 의사결정 능력, 장기적 안목, 감정 인식 및 조절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 단기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지속 가능성, 윤리, 리스크)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다양한 가치와 이해관계가 얽혀있을 때 균형감과 책임감있는 결정을 내리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게임을 하더라도 튜토리얼과 공략법 따위는 읽지도 않고 스킵(건너뛰기)하던 나인데, 이런 설명을 읽는다고 뭘 올리면 좋을 지 알리가 없다. 그냥 다 높으면 다 좋은 거 아닐까?

엇?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닌가 보다. 전투 스킬은 없는 것 같은데 생성형 AI 활용에 도움이 되는 <<스킬>>도 선택하라고 한다.

요즘 저의 고민을 요즘 유행하는 소재로 가볍게 써 봤는데 괜찮은가요? 이 글을 처음 기획했을 때 저의 고민은 시간, 돈 등 리소스가 한정적인데 이를 어떻게 배분해서 어떠한 도구/서비스를 배워야 앞으로 나의 커리어 발전에 도움이 될까였습니다. 기본 능력치는 아무래도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시키기 어렵거든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포인트도 많이 써야 하는데, AI를 잘 활용하면 단기간에 나의 기본 능력의 부족함을 보완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이 게임 같은 인생에서 우리는 모두 한정된 "포인트"를 어디에 투자할지 매일 선택하고 있습니다. 내러티브의 세 가지 전략은 단순한 게임 전략이 아닌, 실제 우리가 직면한 커리어 발전의 철학적 갈림길을 보여주죠.

시나리오 A(기술 역량 특화형)는 신기술의 파도에 빠르게 올라타 단기적 성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입니다. 당장의 성과가 필요하거나 트렌드를 주도하고 싶은 이들에게 매력적이지만, 기술 변화에 지속적으로 적응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시나리오 B(밸런스형)는 안정적 성장을 지향합니다. 어떤 환경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역량을 갖추지만, "특별히 뛰어난 것" 없이 평범함에 머물 위험도 있습니다.

시나리오 C(장기 성장형)는 본질에 투자하는 전략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눈에 띄는 성과가 적을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깊이 있는 전문성과 통찰력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합니다.

이 세 전략 중 무엇이 "정답"인지 판단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각자의 성향, 상황, 목표에 따라 최적의 포인트 분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이해하고, 의식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결국 AI 시대의 성공은 '기본기'와 '도구 활용력' 사이의 현명한 균형에 달려 있습니다. 단기적 트렌드에 너무 집착하면 기본기가 취약해지고, 기본기에만 매몰되면 혁신의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100포인트를 어떻게 분배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선택을 끊임없이 검증하고 조정하는 적응력이 필요합니다.

이 게임에서 진정한 승자는 포인트를 완벽하게 분배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분배 전략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사람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포인트 분배를 선택하시겠습니까?

—📝 우아한 세상을 소개하는 지식노동자, 앤드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