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의 세계를 실험으로 증명한 트리니티 실험
어렸을 때부터 천재였던 로버트 오펜하이머(Robert Oppenheimer)는 21살의 이른 나이에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Universty of Cambridge)에서 박사로 실험물리학을 시작할 정도로 천재로 여겨졌지만, 실험 물리학에는 생각보다 소질이 있지 않아, 독일 괴팅겐 대학(University of Gottingen)으로 옮겨가 이론 물리학으로 전향하였다.
그는 곧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의 불모지라고 불렸던 미국으로 이민을 가 프린스턴 대학에서 연구했는데, 머지않아 맨해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 원자폭탄(Atomic Bomb)을 개발하기 위한 중대한 임무를 받았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원자폭탄이란 것은 수학과 수식으로 연구가 되었던 이론적 세계에서만 구현이 되었을 뿐, 실제로는 구현된 적이 없기에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오펜하이머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이론에만 매몰되지 않고 실제로 적용하여 원자폭탄을 개발하여 트리니티 실험(Trinity Test)로 수식과 증명을 통해서만 연구되던 핵물리학과 핵융합의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배움에는 '학(學)'과 '습(習)'이 있다
트리니티 실험에서의 인류 첫 핵폭팔은 한편으로는 이론에만 존재하던 핵물리학(Nuclear Physics)과 양자역학을 비롯한 연관 학문을 실제 실험을 통해 비로소 증명한 일종의 '빅뱅'으로 여겨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트리니티 실험을 통해, 어떤 분야를 배우는 '학습(學習)'과 관련된 중요한 요소를 알 수 있다.
트리니티 실험에서 보였듯이 위해 어떤 분야를 배우고 학습한다는 것은 학(學)'과 '습'으로 이루어져 있다.
- '배울 학(學)': 책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이론적으로 배우는 것 (Learning by Books - Theoretical Learning) 오펜하이머는 양자역학의 분야에서 수식과 증명을 통해 깊은 연구를 하였다.
- '익힐 습(習)': 직접 배운 것을 직접 실천하며 배우는 것 (Learning by Doing - Practical Learning) 오펜하이머는 이론으로 연구한 것을 이론에 그치지 않고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개발하며 증명하였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어떤 분야를 공부할 때에도 많은 부분에서 '학'과 '습'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이 둘을 하지 않으면 해당 분야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것들도 있다.
금융과 경제학(Finance and Economics): 수업 시간에 금리에 대해서, 그리고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대해서 책으로 배운다고 직접 해보지 않는 이상 투자와 시장의 원리에 대해서 이해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경제/금융학 교수님들께서 늘 꼭 투자를 잘하시는 것도 아니더라)
영어를 비롯한 언어 학습: 교과서와 미드로 아무리 영어를 배울지언정 영어를 잘 읽고 이해할 수는 있어도 직접 외국인들이랑 영어를 해보지 않는 이상 이를 익히기 어렵다. (국내에서 책으로만 영어 배운 사람이랑, 해외 어학연수를 반년 1년이라도 다녀와서 한 사람의 영어는 확실히 다르다)
물론 분야마다 '학(學)'과 '습(習)'의 비중도 다르고, 사람마다도 '학'이 맞는 사람이, '습'이 맞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많은 분야에서 이 둘이 동반되어야 진정한 배움과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학의 전공과 연계된 커리어를 찾지 못하고, 대학원에 가는 이유
대한민국에서 과연 커리어가 나의 학부 전공과 연관이 되어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대개 컴퓨터공학 등 이과 계열은 비슷한 사람들이 많지만, 인문계열의 문과들은 비슷하지 못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과 출신들은 왜 지금 커리어가 학부 때의 전공과 연관이 되어있는 경우가 많을까? 아마도 학부 때 학문으로 배운 것(배울 학(學))이 현업에서 사용되는 경우 (익힐 습(習))이 많아서 그럴 것으 생각한다.
반대로 지금 커리어가 나의 대학 때의 전공이랑 연관이 거의 없는 사람의 경우엔, 아마도 전공으로 실질적으로 커리어로 연결 지어 돈을 벌 방법이 적어서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학 생활 중 학부 전공보다 더 재미있고 나에게 맞는 분야를 찾아서 전향했을 가능성도 있다.
근데 주변에 보면 대학을 졸업하고 2~3년 정도 일해서 주니어를 탈출할 때 간혹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학원을 가볼까?"
최근에 경영학 석사를 졸업한 나에게 주변 친구들이 상담받으러 온다. 대부분 보면 '일만 하다 보면 내 커리어에 한계가 있을 것 같아'로 생각하고, 대학원을 통해 자신이 찾은 분야에 대해서 더 깊은 학문을 깊게 쌓아 나의 커리어와 전문 분야에 대한 완성도를 한층 높이고 싶은 생각이 있기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이렇게 막상 대학 때에는 '학(學)'만 하다 보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몰랐는데, '습(習)'을 하다 보니 내가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학(學)) 깨달아 더 펼쳐나가는 경우들도 있다.
'학'과 '습'을 진정한 학습을 이루자
먼저 '학(學)' (Learning by Books)을 하든 '습(習)'(Learning by Doing)를 하든지 간에, 한 분야에 대해서 내가 더 깊게 깨닫고 싶으면, 어느정도 두 가지가 병행이 되어야 진정한 학습을 할 수 있다.
본인의 경우, '경영학 전문가'라는 꿈을 품고 학자의 길을 걷기 위해 대학원에 입학해 석사학위를 시작하였지만, 막상 학문의 길을 걷다 보니 경영학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학문의 길로는 부족하다고 느껴 현재는 전략 컨설팅 업계로 전환하였다. 경영학 연구도 좋지만, 실제 비즈니스는 현업에서 기업들의 열렬한 경쟁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경영학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학(學)의 길을 택하였지만, 막상 보니 습(習)도 동반이 되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무엇을 배우기 위해서는 책과 교재로 배우는 학(學)과 직접 이를 시행함으로 배우는 습(習)도 함께 해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가 목표하는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