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본질을 담은 ‘좋은 기록’ 전략

우리는 모두 생각이 많은 존재입니다. 길을 걸어가다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 친구와 대화하다 스쳐간 영감, 책을 읽다 마음을 사로잡은 구절까지. 인간은 무려 하루에 6천개의 생각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끊임없이 사유하는 존재이죠. 그야말로 우리의 머리는 생각하는 기계(Thinking Machine)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쏟아지는 수많은 생각 중에는 분명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영감과 통찰이 담긴 그 찰나의 순간을 붙잡아 기록하는 것, 그것이 바로 노트테이킹의 묘미이자 목적이라 할 수 있죠.

그런데 과연 어떻게 해야 이 찰나의 아이디어와 영감을 잘 기록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떠오르는 대로 받아적기만 하면 될까요?

이전 뉴스레터에서는 효과적이고 가치 있는 노트테이킹을 위해서는 우선 '생각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생각의 또 다른 본질인 '생각은 방사적(radiant)이다'라는 명제와 이에 기반한 노트 전략을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혹시 생각의 첫 번째 본질(생각은 수용적이다)과 그에 대응하는 노트메이킹 전략을 보지 못하신 분들이라면 이전 호의 내용을 먼저 확인하고 이 글을 읽어주시면 도움이 될 거에요.

그럼 이제 우리 생각의 본질적 특성 중 하나인 '방사성'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반영한 노트테이킹 팁을 함께 살펴볼까요?

생각의 본질 그 두 번째: 생각은 방사적이다.

생각의 두 번째 본질은 생각이 방사적(Radiant)이라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어렸을 적 우리가 자주 부르던 동요에서 그 답을 찾아볼 수 있어요.

“원숭이의 엉덩이는 빨갛지만은 않아~”

이렇게 그려 놓으니 '원숭이의 엉덩이는 빨개'라는 동요가 조금 더 한눈에 잘 들어오는 것 같네요.

하지만 우리는 '원숭이'를 생각할 때 엉덩이만 떠올리진 않죠. '원숭이'하면 손오공 캐릭터도 생각날 수 있고, 동물원도 생각날 수 있고, 생물학적으로 인간과 친척이란 것을 생각해 봤을 때 인간의 조상인 유인원도 생각날 수 있습니다. 원숭이와 관련되어서 생각나는 다양한 연상들을 아래의 그래프처럼 표현해 봤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개념을 기준으로 생각을 자유롭게 이어나가다 보면 끊임없이 뻗어나갈 수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보고 '의식의 흐름 같다'고 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런 것이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 연상결합적 사고이자 방사적 사고입니다. 이는 우리가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방식이에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친구들과 나누는 일상의 대화도 이와 비슷하지 않나요? 지난주에 있었던 재미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가 어느새 싫어하는 상사 얘기를 하고 있고, 또 정신 차려보니 어릴 적 추억 이야기를 하곤 해요. A라는 주제로 시작했는데 기분 나면 Z에 와 있는 거죠. 이런 대화의 흐름이야말로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본질적으로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우리의 두뇌를 똑 닮은 이런 방사적 구조

너무 놀라운 사실은,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 뇌 역시 이처럼 방사형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두뇌의 기본 단위는 뉴런(Neuron)이라는 세포란 것은 누구나 알고 계실 거예요. 그림 왼쪽의 세포핵(Nucleus)을 중심으로 가지돌기(Dendrite)가 여러 방향으로 뻗어 있죠. 그중 축삭(Axon)이라는 것이 하나 길게 나와 있고 축삭돌기(Axon Terminal)를 따라 오른쪽으로 꼬리처럼 길게 뻗어있습니다. 이미지 오른쪽 끝, 축삭 말단(Axon Ending)에는 시냅스(Synapse)라는 부분이 존재하고요.

뉴런은 가지돌기(Dendrite)로 다른 뉴런으로부터 오는 신호를 수용해 축삭(Axon)을 통해 신호를 보내는데요, 축삭돌기 말단의 시냅스(Synapse)를 통해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을 전달하며 다른 뉴런과 연결되어 소통한다고 합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Rvmvt7gscIM?feature=share

위 영상은 두 뉴런이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신기하지 않나요?

그런데 이건 단지 두 뉴런 사이의 연결일 뿐이에요. 연구에 따르면 우리 머릿속에는 무려 860억개에서 1000억개의 뉴런이 존재한다고 해요. 이 수많은 뉴런이 서로 연결된다면 그 모습이 어떨지 상상이 되시나요?

무한한 연결의 가능성

각 뉴런은 1000개 이상의 다른 뉴런과 연결될 수 있다고 해요. 약 860억 개의 뉴런이 총 100조개 이상의 연결을 이룰 수 있다는 거죠. 엄청나지 않나요? 어떤 뉴런이 어떤 뉴런과 연결될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연결이 많아지고 뉴런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두뇌는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 연결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지고, 또 어떤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될까요? 뇌는 이런 능력을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데요, 이를 두뇌의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 부른답니다.

두뇌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성장하는 두뇌

두뇌의 신경가소성이란 뇌가 새로운 뉴런과의 연결을 형성함으로써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능력을 말해요. 우리가 외부로부터 많은 자극을 받아 학습할 때 뉴런들은 새롭고 다양한 연결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것이 학습의 근본적인 원리입니다.

신경가소성에서 주목할 점은, 이를 통해 우리가 더 똑똑해지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위 그림은 인간의 두뇌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태어난 직후의 두뇌는 연결이 별로 없어 보이죠. 하지만 6살 무렵에는 연결이 무척 많아지고 활성화된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런데 14살 청소년기가 되면 연결이 오히려 좀 줄어드는 것 같네요.

이 그림만 보면 '6살 때가 가장 똑똑하고 14살 땐 연결이 줄어들어 바보가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사실 나이가 들수록 두뇌는 '의미 없는 연결'은 약화시키고 반복적이고 중요한 연결은 더 강화하면서 스스로를 재조직한다고 해요. 이는 뉴런 사이의 최단 경로를 찾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두뇌의 전략이랍니다.

마치 어렸을 땐 세상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갖듯, 6살 아이의 두뇌는 세상의 모든 정보와 지식을 받아들여 닥치는 대로 연결하려 드는 것 같아요. 반면 14살 무렵이 되면 자신만의 관심사와 취향이 생기면서 필요한 연결들만 남기고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는 듯해요.

방사적인 뉴런, 방사적인 생각

뇌의 가소성을 통해 깨달을 수 있는 중요한 사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뉴런이 어떻게 연결되어 신경망(neural network)을 조직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에요. 각 뉴런은 860억개의 다른 뉴런과 연결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죠. 어떤 뉴런들이 어떤 식으로 연결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일이에요.

우리의 생각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머릿속에서 떠오른 하나의 생각이 어떤 다른 개념을 연상시킬지 우리는 모르죠.

우리의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어떨까요? 어느 책에서는 생각을 '중심으로부터 무한하게 뻗어 나온 갈고리'로 비유하였습니다. 중심에는 어떤 생각이 있고, 이것이 모든 것과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우리의 뉴런도 마찬가지잖아요.

우리가 '원숭이의 엉덩이는 빨개'를 노래하더라도 원숭이를 생각할 때 엉덩이만을 생각하지 않으며, 무의식적으로 무한하게 다른 것들을 연상할 수 있는 방사적 사고가 우리의 생각의 본질이며, 우리의 두뇌도 그렇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뇌는 무한한 연결을 생성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존재이며, 우리의 생각은 근본적으로 방사형 구조를 띱니다.

노트전략 2: 연결 기반의 노트와 마인드맵 - 생각을 방사적으로 발산해라

지금까지 생각은 본질적으로 방사적(Radiant)이다는 것을 알아봤습니다. 이런 방사적인 생각을 반영할 수 있는 노트 전략은 무엇일까요?

일단 첫 번째 전략으로 제안한 노트메이킹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노트메이킹으로 작성한 노트는 결국 선형적 노트(linear note)이기 때문이죠. 노트메이킹 전략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아무말 대잔치를 통해 무의식 속 생각을 모두 꺼내놓는 것'인데, 이러한 아무말 대잔치는 끄집어내고 있는 생각 그 자체를 바꿀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른 생각으로 방사적으로 연결되어 뻗어나가는 내 무의식 속의 생각을 연결하고 확장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노트메이킹은 하나의 생각을 확장할 때는 좋지만 다른 생각과 아이디어를 연결하며 방사적으로 생각을 뻗어나갈 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노트메이킹의 선형적 노트는 결국 2차원이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방사적 사고의 본질에 대응할 수 있는 노트는 2차원적인 노트에서 벗어나 3차원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오늘은 2가지의 3차원 노트에 대해서 설명해 드리려고 해요.

(1) 3차원 노트 전략 1: 마인드맵

첫 번째 3차원 노트 전략은 마인드맵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네. 노트 자체를 마인드맵으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마인드맵 vs 실제 마인드맵

일단 마인드맵이 무엇인지 가볍게 한번 알아볼게요. 대부분 마인드맵을 안다곤 생각하지만, 실제 마인드맵은 우리가 알던 마인드맵과 거리가 있습니다.

(출처: '토니 부잔의 마인드맵북')

마인드맵을 만든 '토니 부잔'은 위의 사진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마인드맵이며, 이것은 마인드맵이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의 마인드맵은 흔히 클러스터링 또는 스파이더 다이어그램이라고 불리는 그림들이며, 진짜 마인드맵은 아래와 같이 단조롭지만 혼란스러움을 초래한다고 합니다.

(출처: 토니 부잔의 '마인드맵북')

토니 부잔은 우리의 두뇌가 생각하는 본질적 방식인 방사적 사고(Radiant Thinking)를 생각하며 마인드맵의 개념을 정의했습니다. 실제 마인드맵은 중심의 개념에서 무한하게 연결되고 확장되는 우리의 신경 네트워크를 연상시키죠. 그리고 단순히 단어와 키워드로 적는 것이 아닌, 단어와 그림도 함께 넣어서 좌뇌와 우뇌를 모두 자극하고 두뇌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 바로 진짜 마인드맵입니다.

(원조 마인드맵의 원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토니부잔의 마인드맵북>책을 참조해 주세요!)

마인드맵을 이용해서 노트를?

제가 여기서 하고자 하는 말은 마인드맵을 노트하는 수단으로 이용하자는 겁니다. 노트테이킹이든 노트메이킹이든, 우리가 무언가를 기록할 때 키워드도 적고 이미지도 넣으면서 마인드맵을 만들어 볼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마인드맵으로 실시간 노트테이킹한 사례가 있을까요?

2023년 4월 개최된 세계 최대의 개인지식관리 컨퍼런스에서 Excalidraw 라는 비쥬얼 노트테이킹(Visual Notetaking) 툴을 개발한 Zsolt Viczian가 보여준 사례가 있습니다. Zsolt Viczian은 옵시디언 CEO였던 Steph Ango (Kepano)의 강연을 실시간으로 노트테이킹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Kepano와 Zsolt Vizcian 모두 같은 날에 발표했고, 모두 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강연이었기에 Zsolt는 미리 필기를 할 수 없었고 오직 실시간으로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Zsolt는 Kepano의 강연 내용을 마인드맵으로 노트하며 들었고, 강연이 끝난 후 그 내용을 실시간으로 복기하며 설명했습니다. 그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내용을 다시 떠올려 내는 것을 보고 모두가 깜짝 놀랐습니다.

Zsolt는 비쥬얼 노트테이킹 툴인 Excalidraw의 개발자일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비쥬얼 노트를 활용해 온 숙련자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이런 작업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마인드맵을 이용한 노트 작성 방식에 익숙해지면, 우리의 두뇌가 본능적으로 활용하는 방사적 사고와 연상 작용이 반영된 노트 작성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2023년 4월 개최된 LYT Conference 2023의 전체 내용은 이 링크를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2) 3차원 노트 전략 2: 연결 기반

마인드맵에 이어서 제가 제시하고자 하는 또 다른 3차원 노트 전략은 '연결 기반의 노트'를 하는 것입니다. 연결 기반 노트로 직선적 노트 방식을 사용하면서도 방사적인 사고를 통한 생각의 확장이 가능합니다.

앞서 방사적 사고의 예시로 '원숭이의 엉덩이는 빨개' 동요를 언급했었는데요. 이것을 하나의 '노트'라고 가정하고 조금 더 영어 독해 하듯이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 동요에서 원숭이와 사과의 개별 '개념'들은 노란색으로, 그리고 원숭이와 사과를 이어주는 연상결합을 통한 '연결'은 연두색으로 하이라이트 했습니다.

만약에 네트워크 형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이 연결될 수 있습니다. 노란색 개념들 사이에 있는 연두색 단어가 두 단어를 연결하는 공통의 맥락입니다. 앞서 '방사적 생각'의 본질을 설명했을 때의 선형적인 그래프를 조금 더 풀어나가면 이렇게 조금 더 각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생각은 방사적이다'를 설명하기 앞서 보여드렸던 그림도 화살표 사이의 맥락을 빨간색으로 표시하면 그 연결도 의미 있게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앞서 설명드렸던 마인드맵과 비슷해보이죠.

그런데 선형적 노트도 이렇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다시 말해, 선형적 노트를 마인드맵처럼 관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위의 마인드맵에서 '원숭이', '빨개', '손오공', '엄지'에 해당하는 내용들이 각각 개별적인 노트가 되고, 노트 간의 연결고리가 맥락을 나타내는 빨간색 선으로 표현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런 식으로 선형적 노트를 '방사형'으로 관리한다면, 우리의 사고 과정이 노트 작성 중에도 자연스럽게 방사형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요즘 '뜨고 있는 노트테이킹 앱' 중에는 연결하면서 노트를 할 수 있는 앱들이 많습니다. 이런 앱에서는 일반적으로 '쌍대괄호'(double square brackets)로 [[다른 노트와의 연결]]할 수 있는데요, 이 쌍대괄호로 연결하는 방식은 위키링크(Wikilink) 방식으로 불리며 문서와 문서를 연결하기 위한 하나의 '규약'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이 위키링크 방식으로 이미 수 많은 지식들이 방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큰 공개된 지식 베이스(Knowledge Base)인 위키피디아(Wikipedia)와 나무위키가 모두 위키링크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죠.

위 그림은 '메모상자(제텔카스텐)' 관련 나무위키 페이지예요. 여기 '1. 개요'에 보면 '메모', '메타데이터'와 '위키'라는 것이 색깔이 칠해져 있는 것을 보니 뭔가 다른 페이지로 연결이 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잖아요. 이것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보기 위해서 우측 위의 [편집] 버튼을 누르면 신기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면 이전 사진에서 링크가 되어있던 '메모', '메타데이터', 그리고 '위키'가 모두 [[대괄호]]로 둘러쌓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자주 참고하시는 나무위키와 위키피디아 자체도 이미 이런 방식으로 세상의 모든 지식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요즘 뜨고 있는 메모 앱들은 대다수가 [[위키링크]] 방식을 지원하지만 앞서 그림으로 보여드렸던 것처럼 노트의 연결들이 시각화된 앱들은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옵시디언(Obsidian), 로그시크(Logseq) 등의 앱은 잘 활용하면 노트를 연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 지식 네트워크를 시각화시킬 수 있죠.

제가 주로 사용하는 옵시디언(Obsidian) 앱의 그래프 뷰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원숭이'를 중심으로 방사적으로 뻗어나간 그래프와 제 지식 그래프가 비슷한 모습을 갖는 한편, 더 복잡한 제 그래프는 두뇌의 뉴런들 간의 연결처럼 보이지 않나요?

보통 이런 그래프 뷰를 보고 옵시디언에 다들 입문을 하게 되는데, 제 그래프가 처음부터 이런 모습을 갖췄던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죠. 하지만 방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연결 기반 노트를 1년 반 이상 하다 보니 이렇게 두뇌와 같이 생긴 지식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네트워크 기반 노트테이킹 앱들은 우리의 두뇌 네트워크와 생각하는 방식을 모방하여 작동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기하게도 이런 앱을 사용하다 보면 마치 우리의 두뇌를 탐험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제가 사용하고 있는 옵시디언 안에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라는 노트를 바탕으로 '한 다리 건너' 연결된 노트들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연결된 수가 무려 44개입니다. 그렇게 복잡한 그래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두 다리 건너'까지 확장된 그래프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바로 아래와 같습니다.

2단계까지만 띄워도 지식 그래프가 훨씬 더 복잡해지며, 마치 또 다른 마인드맵을 보는 것 같습니다. 마치 중간의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중심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내 두뇌 속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이렇게 연결 기반 노트와 지식관리를 실행하다보면 편리한 선형적 노트를 이용하면서도 방사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한 그래프뷰를 잘 활용해 나의 지식 네트워크를 마인드맵처럼 확인하며 두뇌를 탐험할 수 있습니다.

TFT: 생각의 본질을 반영할 수 있는 기록의 도구?

이전 호에 이어서 이번 호까지 생각의 본질을 담은 노트 전략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이 모든 전략들을 실천 가능한 기록의 도구가 있을까요?

저를 비롯한 더배러 커뮤니티의 많은 분들은 옵시디언(Obsidian)이란 도구를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저희의 선호일 뿐, 옵시디언 말고도 캐파시티즈(Capacities)와 로그시크(Logseq)등 다양한 앱들도 존재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메모 / 노트테이킹 앱들을 생각을 위한 도구 (Tools for Thought - TFT)라고 부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옵시디언이나 노션 같은 노트앱들을 의미하긴 하지만, 저는 생각의 본질을 잘 반영해서 나의 생각을 더 확장시켜 줄 수 있는 메모앱들을 TFT로 부르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어떤 앱을 이용하든지 간에 내 생각의 본질을 잘 담아내면서도 내 생각을 잘 확장해 줄 수 있는 TFT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옵시디언을 생각의 본질을 반영할 수 있는, 즉 생각을 위한 도구(TFT)로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으신가요? 그 모든 꿀팁을 담은 강의가 곧 더배러 홈페이지(thebetter.today)에서 공개됩니다. 내용이 궁금하면 더배러 커뮤니티로 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