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같이 무언가를 읽고 씁니다. 카카오톡으로 연락할 때 상대방의 메시지를 읽고, 답장을 씁니다. 매력적인 제목의 유튜브를 시청하고 마음이 동하면 댓글을 씁니다. 이처럼 읽고 쓰기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들도 어려워질 때가 있습니다. 철학자 니체의 원저를 읽으며 그의 사상을 이해하고자 하거나, 신영복 선생님처럼 심금을 울리는 글을 쓰고자 한다면 읽고 쓰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됩니다.

윈도우의 '메모장', 갤럭시의 '삼성 노트', 아이폰의 '메모'를 써보셨나요? 이런 기본 앱들은 기능이 단순하여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옵시디언도 그만큼 쉽게 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야 있겠습니까? 생산성을 사랑하는 우리는 화려한 옵시디언의 기능들을 보며 따라하고 싶어집니다. 최근 티타임즈TV에 출연하신 세컨드 브레인 교주 요한님께서는 옵시디언을 활용하여 지식을 연결하고 AI와 융합하여 생산성을 극대화합니다. 이를 본 사람들 마음속에는 '나도 저렇게 잘 쓰고 싶다'라는 갈망이 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닐 겁니다. 원래부터 지식관리에 진심이었고,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배우고 기억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던 사람들이었죠. 지금은 그 고민과 잘 맞는 '옵시디언'이라는 도구를 만났을 뿐입니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것은 '왜 기존 도구들로는 한계가 있었는가'입니다. 메모장으로 뭔가 부족했고, 노션으로도 아쉬웠던 지점이 무엇인지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옵시디언의 진짜 가치를 알 수 있죠.

이런 관점으로 '모두를 위한 옵시디언'이라는 시리즈를 써보려 합니다. 제목이 다소 당돌해 보일 수 있지만, 누구나 옵시디언을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각오로 씁니다.

사실 이런 분들은 다른 어떤 도구를 써도 잘 활용했을 겁니다. 중요한 건 도구가 아니라 '왜 이 도구가 필요한가'에 대한 명확한 이해였던 거죠. 그래서 이제부터는 옵시디언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보려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도구들의 한계부터 시작해서,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차근차근 살펴볼 예정입니다. 복잡한 기능 설명보다는, 왜 그 기능이 필요한지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옵시디언을 잘 써보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분들, 저와 함께 천천히 나아가 봅시다.

하면서 배우는 옵시디언

우리는 "왜?"에 대해 생각하며 실습을 병행할 것입니다. 잘 쓰기 위해서는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갖가지의 설정, 커뮤니티 플러그인, 동기화 같은 것들은 나중에 생각합시다.

우선 옵시디언 볼트를 열고 폴더와 노트를 만드는 것만 해봅시다. 옵시디언에서 노트를 쓰는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 봅시다.

여러 영상을 찾아본 결과, 가장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잘 설명한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보고 따라 해 보세요.

위 사진은 구글 독스입니다. 익숙하시죠? 대부분의 문서 작성 도구는 이런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툴바에서 버튼을 클릭해서 글씨를 크게 만들고, 굵게 하고, 색을 입히고...

문제 1: 플랫폼에 갇힌 내 글

구글 독스에서 작성한 문서는 구글 독스에서만 완벽하게 보입니다.

"워드에서도 열 수 있잖아요?"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실제로 해보신 적 있나요? 서식이 깨지고, 레이아웃이 망가지고, 때로는 글자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종속성입니다. 구글이 갑자기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정책을 바꾸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글을 다시 변환하는 작업을 해야 할 것입니다.

문제 2: AI가 못 알아듣는 내 의도

이런 상황을 상상해 보세요.

강의를 들으며 구글 독스에 열심히 노트를 작성했습니다. 제목을 크게 만들고, 중요한 부분은 형광펜으로 칠하고, 목차도 깔끔하게 정리했죠. 완벽한 노트가 완성됐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ChatGPT에 물어보고 싶어서 복사해서 붙여 넣으면? 모든 서식이 사라집니다. 제목도, 색깔도, 구조도 전부 평범한 텍스트가 되어버리죠.

AI로서는 "이게 제목인지, 본문인지, 중요한 부분인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텍스트에 부여한 '의미'들은 사라집니다.

모든 길은 마크다운으로 통한다.

마크다운은 위 두 가지 문제의 해결책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마크다운은 특별한 기호를 사용해서 서식을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 굵게 → *굵게**, __굵게__
• 기울기 → *기울기**, __굵게__
• 큰 제목 → # 큰 제목
• 작은 제목 → ## 작은 제목

이렇게 작성된 텍스트를 '마크다운 에디터'로 보면 서식이 적용됩니다. 옵시디언은 이런 마크다운 에디터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마크다운에는 이런 장점들이 있습니다.

1. 진정한 자유: 마크다운으로 작성한 글은 PDF, 워드, 한글 파일 등으로 변환됩니다. 어떤 플랫폼이든 상관없어요.
2. 놀라운 속도: MS 워드나 한글 파일을 열 때면 속이 뒤집어집니다. 너무 느려요. 하지만 마크다운은 텍스트 기반이라 파일이 가볍고, 열리는 속도가 빠릅니다.
3. AI와의 완벽한 소통: 마크다운으로 작성한 글을 ChatGPT나 Claude에 붙여 넣으면, 서식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AI가 "아, 이 부분이 제목이구나, 여기가 중요한 내용이구나"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죠. 같은 내용이라도 구조가 명확하면 AI가 훨씬 정확하고 유용한 답변을 해줍니다.
4. 미래를 대비한 선택: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마크다운 파일은 열릴 겁니다. 텍스트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복잡한 문서 형식들이 그때도 지원될까요?
5. 생산성 향상: 정형화된 구조 덕분에 반복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고, AI에게 "이런 형식으로 글을 써줘"라고 정확히 지시할 수 있습니다. 템플릿을 만들어서 매번 같은 형태의 문서를 빠르게 작성하는 것도 가능하죠.

나의 심금을 울리는 문장과 나와 모두를 이롭게 할 지식을 오랫도록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크다운으로 기록하며, 마크다운 에디터인 '옵시디언'을 선택했습니다.

마크다운 족집게

마크다운 문법을 처음 보면 온갖 기호들이 눈에 들어와서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수학 공식을 외우듯이 모든 문법을 암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글을 쓸 때 자주 쓰는 것들만 몇 개 알면 충분해요.

제가 매일 쓰는 마크다운 문법들을 엄선해서 정리했습니다. 이것들만 알아도 웬만한 글은 다 쓸 수 있어요.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팁 하나: 굵은 글씨나 기울임 글씨 같은 기호들을 일일이 입력하려고 하지 마세요. 옵시디언에는 훨씬 편한 단축키가 있거든요.

참고로 '굵은 글씨'와 '기울임 글씨'는 단축키가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나머지 단축키들은 따로 설정해야 합니다. 번거롭죠?

그래서 이미 모든 설정이 완료된 옵시디언 볼트를 준비했습니다. 아래 볼트에서는 단축키를 바로 사용할 수 있고, 더 자세한 마크다운 문법 가이드 노트가 있습니다.

→ [옵시디언 볼트 설치하러 가기] (모두를 위한 옵시디언 볼트_1.zip를 설치하시면 됩니다. 앞으로 새로운 볼트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마무리

오늘 우리는 옵시디언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봤습니다.

화려한 기능이나 복잡한 플러그인 이야기가 아니라, 왜 이 도구가 필요한가부터 시작했죠. 구글 독스의 한계, AI와의 소통 문제, 그리고 마크다운이라는 해결책까지.

옵시디언을 마크다운 에디터로만 본다면 단순하지만, 그 뒤에는 가슴 뛰는 철학이 숨어 있어요. 그것은 옵시디언 선언문과 개발자들의 행보를 통해 알 수 있지요.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뤄보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마크다운 문법을 실제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시작이 나쁘지 않죠? 이 여정이 여러분의 옵시디언 활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궁금한 점이나 더 알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언제든 질문해 주세요. 함께 배워나가는 과정이 더욱 의미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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