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뉴스레터는 레드우드 숲이었죠.

하늘 끝까지 솟은 나무들이 서로 뿌리를 엮고 버티는 모습을 보면서, “아, 이 거대한 숲은 혼자가 아니었어.”라는 생각을 했죠.

오늘은 그때와 비슷한 장면을, 다른 풍경으로부터 다시 떠올려 보려 합니다.

이번엔 나무가 아니라, 거대한 건축물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면 꽤나 무시무시해 보입니다.

“강풍은 어떻게 견디지? 지진은? 흔들리다 무너지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아치의 비밀은 “단단함”보다 “유연함”에 있습니다.

바람이 불면, 아치는 살짝 흔들립니다. 휘어졌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되어 있던 거죠. 심지어 지진이 나도 버틴다고 하네요.

하나 더 흥미로운 사실도 있는데요.

아치가 더 단단하게 견딜 수 있는 비법은, “하중을 더 실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유연하지만 또 동시에 부담을 더 많이 주면 오히려 구조가 안정되는 것.

직관에 살짝 반하는 이 사실이, 요즘 우리네 삶과 묘하게 비슷하지 않나요?

2. 압력은 우리를 부수기도, 더 강하게 이어 붙이기도 한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일들은 참 많죠.

각종 사건 사고 뉴스들

일(공부, 연구)과 육아, 그리고 일상의 먹고 사는 문제들

너무 빠른 기술 발전 소식들에 나만 뒤처지는 거 아냐 하는 불안감,

나이와 커리어, 인간 관계와 건강에 대한 걱정들 등등

말 그대로, 사방에서 힘이 들어옵니다.

가끔은 “아, 이러다 진짜 부러지는 거 아냐?” 싶은 부침의 순간들도 많죠.

그런데, 조금만 생각을 다르게 해보면 그 압력들이 우리를 부수려고만 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습니다.

아치가 그렇습니다.

하중이 실릴수록 각 부분은 서로에게 더 꽉 맞물립니다.

틈이 줄어들고, 연결이 더 단단해지죠.

우리도 그렇더라고요.

힘든 시기에 오히려 더 가까워지는 관계들이 있고,

버거운 시기를 통과하면서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관계들이 있습니다.

압력은 우리를 아프게도 하지만,

동시에 서로에게 더 Lean In(기대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결국 연결을 더 단단하게 엮어 줍니다.

3. 나무 숲과 아치, 그리고 우리

레드우드 나무 숲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그들은 뿌리를 깊게 아래로만 내리지 않습니다.

옆으로, 옆으로 뻗어 나가며

서로의 뿌리를 엮고, 기대고, 묶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홍수가 나도, 어린 나무 하나가 버틸 수 있는 이유는

그 나무가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죠.

아치는 어떨까요?

각 부분이 제각각 서 있다면

조금만 힘이 가해져도 쉽게 무너집니다.

하지만 서로를 향해 곡선을 그리며 서로를 향해 기대고,

위에서 내려오는 하중을 함께 나눌 때

오히려 그 구조는 더 견고해집니다. 완성이 됩니다.

레드우드와 아치는, 서로 다른 풍경이지만 같은 질문을 던지는 거 같아요.

“우리는 원래, 혼자 버티기보다는 서로에게 기대도록 설계된 존재들이 아닐까?”

4. 63살의 작은 할머니가 차를 들어 올린 날

1977년, 63세의 평범한 할머니, 로라 슐츠는

손자 위를 덮친 차의 한쪽을 순식간에 들어 올려 손자의 생명을 구합니다.

그녀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정말 평범한 할머니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그녀는 약 900kg가 넘는 차의 한쪽을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말 그대로, (건강한 성인 남성도 하기 어려운) “불가능한 일을 해낸” 거죠.

얼마 뒤, 한 TV 제작진이 이 놀라운 사건에 대해 자세히 듣기 위해 그녀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제작진의 예상과 달리, 로라 할머니는 그날의 이야기를 (전혀) 하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습니다.

제작진의 집요한 설득 끝에 그녀는 자신의 속마음을 천천히 담대하게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뜻밖에도 그녀의 감정은 죄책감, 후회, 설명하기 어려운 인생의 상실감들이었습니다.

그녀는.

“손주를 구하기 위해 차를 들어 올렸어요. 그런데 제가 그런 일을 할 수 있었다면, 제 인생에서 또 어떤 걸 할 수 있었을까를 자꾸 떠올리게 돼요.”

그 날 이후 로라 할머니는 손주를 구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내가 (혹은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믿어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은 또 뭐가 있었을까?’

‘내가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할 수 있었던 일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렇다면 나는 지금까지의 인생을 어느 정도는 낭비한 건 아닐까?’

이런 질문들 자체가 그녀를 너무 힘들게 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차라리 그때의 일을 아예 떠올리지 않으려 했던 거죠.

그렇게 이 일도 잊혀집니다. 세상이 관심이 사라지자 오히려 그녀는 더 차분하고 조용하게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나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하다. 여전히 내 삶을 바꿀 힘은 (이미) 내 안에 있다.”

그 후 로라는 60대 후반에 지질학 학위를 받고, 지역 대학의 교수가 됩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나이 든 사람의 전형적인 삶” 대신, 자신의 잠재력에 도전하는 삶을 선택한 거죠.

그녀는 더 이상

“나이도 많고, 이제 슬슬 속도를 늦추며 살아야지.”라는 주변 사람들의 기대나 평범함에 삶을 맞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가속 폐달을 더 힘차게 밟기 시작한거죠. 그녀는 알았거든요. 자신의 출발선이 남들보다 한참 뒤라는걸요.

5. ‘불가능’이라고 믿을 때 생기는 불편한 위안

우리 모두는 사실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어느 정도 알고 있지 않나요?

그런데도, 그걸 “진짜로 믿는 것”은 두려운 일이죠.

왜냐하면, 그렇게 믿는 순간 질문들과 시선들이 따라오니까요.

“그럼 지금까지는 왜 그렇게 살지 않았지?”

“내가 더 할 수 있었는데 안 한 건 아닐까?”

“네가 정말 할 수 있다고?”

“쟤, 또 시작이다…”

그래서 차라리

“불가능하다고 믿어버리는 것”은 불편하지만 편안한 위안을 줍니다.

“어차피 안 될껄?”

“원래 살던데로 살자. 귀찮아.”

“누가 해도 안 될껄”

“그 사람은 특별한거야.”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나면, 책임과 후회의 무게도 덜 수 있죠.

맞아요. 사실 냉소에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비꼬거나 고개만 끄덕이고 있으면 되니까요.

도전도, 리스크도, 체면 구길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또 다른 목소리가 늘 조용히 남아 있지 않나요?

“글쎄… 잘 모르지만, 엄청 힘들겠지만(어렵겠지만)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구요한 교수님처럼 옵시디언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이 작은 목소리와 마주하는 순간,

우리 인생은 (로라 할머니처럼) 완전히 다른 궤도로 진입하게 됩니다.

그 궤도엔

놀라운 성공과

엄청난 실패

두 가지 가능성이 동시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 목소리를 따라가는 건 곧 용기이고,

인생은 결국 그 용기를 요구합니다.

6. 혼자서는 오래 버티지 못할껄?!, 그런데 함께라면

우리는 차를 들어 올릴 만큼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냉소와 책임 그리고 실패할지 모른다는 하중을 견디기 위해선 서로에게 기대야만 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내 안의 힘을 믿는 일과

서로에게 기대는 일은

그래서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원래 한 세트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가 “00님 정말 대단하내요.!”라고 말해 줄 때,

실패담이 오가는 자리에 앉아 “나만 이런 게 아니었구나.” 하고 숨을 고를 때,

다른 사람의 시도와 실험을 보며 “어쩌면 나도 저걸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레드우드처럼,

아치처럼,

조금씩 서로의 뿌리와 구조에 기대고 서 있는거죠.

7. 더배러라는 아치, 그리고 우리의 다음 한 걸음

더배러 커뮤니티가

그런 아치 중 하나였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전문 분야와 삶에서 받는 하중을 여기에서 잠시 나눠 지고,

혼자였다면 버거웠을 고민들을 함께 붙들고 들여다보고,

나의 작은 시도와 실험들이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자극이 되어 시작하거나 동참하는 출발점이 되는 곳.

그리고 동시에,

서로가 서로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는 곳.

“네가 지고 있는 그 짐, 결코 가벼운 게 아니라는 거 알고 있어.”

“그럼에도 여기까지 온 거, 진짜 대단한 일이야.”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삶을 떠받치고 있는 아치면서 누군가에게는 조용히 기대어 설 수 있는 레드우드 나무이기도 합니다.

8. 함께, 더배러

아치와 나무숲, 그리고 로라의 이야기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혼자 따로 따로 버티지 말고,

조금은 서로에게 기대 봅시다.

각자의 자리에 우뚝 서 있으면서도,

동시에 하나의 아치를 이룰 수 있기를.”

그리고 아주 작게라도,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 보면 어떨까요?

“글쎄…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믿음에 어울리는 행동을

오늘 딱 한 가지만이라도 해보는 것.

그게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만의 “차를 들어 올리는” 방식은 아닐까요?

서로의 아치가 되어

Built to Lean, Not Break.

함께, 더배러.

- 🔑 오늘 더 나은 삶을 위해 일어납니다, Key -

💡 AI & 생산성 도구 업데이트

이번 주에도 다양한 AI 소식과 생산성 도구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 새로운 AI 모델 및 도구 소식

  • GPT-5.1 출시: 유료 사용자를 대상으로 더 스마트하고 대화 능력이 향상된 GPT-5.1이 공개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쉬운 작업은 더 빠르게, 복잡한 작업은 시간을 더 들여 처리하는 방식으로 개선되었다고 합니다.

  • Ponder: 논문이나 유튜브 영상 등을 업로드하면 상세한 마인드맵으로 시각화하고, 원문과 함께 보며 채팅으로 내용을 확장할 수 있는 Ponder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 멤버는 "근 1년간 현질한 것 중 가장 충격적인 퀄리티"라며 극찬했습니다.

  • Google Code Wiki: 구글에서 코드를 자동으로 문서화하고 아키텍처 다이어그램을 생성해 주는 Gemini 기반의 Code Wiki를 공개했습니다.

  • Superthread: 노션과 유사한 협업툴 Superthread가 프로 버전을 평생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공유하며 많은 분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 AI 활용, 이대로 괜찮을까?
  금요일에는 AI 의존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있었습니다. 한 멤버가 "최근 일부러 AI 활용을 덜하니 다시 머리가 잘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화두를 던지자, "AI는 잘 쓰면 세컨드 브레인(Second Brain)이지만, 잘못 쓰면 제로 브레인(Zero Brain)이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AI에 모든 것을 맡기기보다, 맡겨야 할 부분을 명확히 정의하고 핵심 역량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오갔습니다.

📚 지식 관리 노하우 대방출

지식 관리에 대한 고민은 언제나 우리의 큰 관심사죠. 이번 주에도 다양한 팁이 공유되었습니다.

• 종이책, 어떻게 기록하고 계신가요?
  종이책을 읽으며 기록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에 여러 노하우가 쏟아졌습니다.

  • 사진 촬영 후 OCR: 책 내용을 사진으로 찍어 구글 렌즈나 구글 킵(Keep)의 '이미지에서 텍스트 가져오기' 기능으로 텍스트를 추출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 인덱스 활용: 인상 깊은 페이지에 인덱스 탭을 붙여두고, 독서를 마친 후 한 번에 타이핑하는 방법도 공유되었습니다.

  • 전자책 활용: 각 지자체 도서관 앱(교보문고, YES24 등)을 통해 무료로 전자책을 이용하고 하이라이트 기능을 활용하는 팁도 있었습니다.

• 지식 관리 시스템 공유
  구요한 님은 Claude Code, Codex, Gemini CLI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옵시디언 시스템 파일 4종(CLAUDE.md, CMDS.md, Head Quarter, Guide)을 공개하며 6,000개 이상의 노트를 관리하는 시스템의 설계 원칙을 공유해주셨습니다.

생산성에 진심인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장비와 툴을 사용해 하루를 설계할까?
What’s in my bag Conference 2025는 구요한, 박준, 브라이언 세 명의 생산성 전문가가 직접 사용하는 실전 장비와 노하우를 공개하는 특별한 컨퍼런스입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장비 효율을 극대화하고 싶은 매니아, 이동이 잦은 직장인, 잦은 출장을 다니는 강사,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까지—각자에게 필요한 최적의 셋업을 찾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장비 소개를 넘어, 실제 업무 환경에서 어떻게 생산성을 끌어올리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11월 27일 저녁, 당신의 일상이 바뀌는 경험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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